이란전쟁 직후 터키의 美국채 142억달러 정리…금 매각보다 훨씬 컸던 배경
전쟁 발발 직후 드러난 터키의 이례적 자산 이동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금융시장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2026년 3월, 이란전쟁이 시작된 직후 터키가 보유하던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한 사실이 미국 재무부 자료와 블룸버그 집계를 통해 확인됐다. 처분 규모는 약 142억 달러로 파악되며, 같은 시기 터키가 매각한 금에서 확보한 자금보다도 훨씬 큰 수준이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속도와 규모 모두 강했다. 특히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유동성 확보 차원을 넘어선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려는 시선도 커지고 있다.

3월 한 달 만에 사실상 대부분 정리된 미국채
블룸버그 기준 터키의 미국 국채 보유 흐름을 보면, 2025년 8월에는 약 190억 달러 수준까지 늘어나며 고점을 형성했다. 이후 다소 등락은 있었지만 2026년 1월에는 약 160억 달러, 2월에는 약 155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6년 3월 들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보유액이 약 2억 달러 안팎까지 급감하며, 한 달 사이 사실상 대부분이 시장에서 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보면 98% 이상이 사라진 셈으로, 일반적인 조정이 아니라 거의 포지션 청산에 가까운 수준이다.
금 매각보다 더 컸던 달러 자산 현금화
같은 기간 터키가 내다 판 금 규모를 역산하면 약 170만4,000온스로 추정된다. 여기에 온스당 평균 가격을 4,800달러로 적용하면, 금 매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대략 81억8,000만 달러 수준이다.
이를 미국 국채 매도 규모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국채 매각액 142억 달러는 금 매도 규모의 약 1.7배에 해당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터키가 전쟁 직후 금보다도 달러 표시 자산을 더 공격적으로 현금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쟁이 제공한 탈달러화의 명분
암호화폐 시장과 거시경제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터키의 선택을 단순한 비상 대응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질서 내에서 진행 중인 탈달러화(de-dollarization) 흐름의 연장선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국제 분쟁이 발생하면 달러 자산을 많이 들고 있는 국가들은 제재, 결제 제한, 자산 동결 같은 리스크를 더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 사태다. 이 사건 이후 많은 국가들이 “달러 자산은 안전자산이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재인식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 이란과 복잡한 외교 관계를 이어온 국가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이번 미국 국채 대량 매도는 단순한 시장 대응을 넘어 지정학적 포지션 조정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시 상황가 대규모 자산 매도의 명분이 되었을 가능성
- 서방 금융제재에 대한 사전 방어 심리
- 외환 및 유동성 확보와 함께 달러 의존도 축소 시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탈달러 흐름이 강화될 때마다 대체 자산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보통 금과 비트코인이다. 금은 오랜 기간 전통적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고, 비트코인은 특정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돼 왔다.
특히 비트코인(Bitcoin)은 국가가 직접 발행하거나 관리하는 자산이 아니며, 구조적으로 자산 동결이나 몰수에 대한 저항성이 크다는 점에서 준비자산 다변화 논의에서 꾸준히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미국 제재를 경험한 국가들, 예를 들어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등에서 비트코인 활용 사례가 늘어난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터키 역시 이런 흐름에서 예외적인 국가가 아니다. 리라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터키 내 개인과 기관의 비트코인 및 테더(USDT) 거래 수요는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해왔다. 따라서 이번 미국 국채 매도로 확보한 유동성 중 일부가 직간접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흘러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시적 대응일까, 구조적 변화의 시작일까
다만 이번 매도를 곧바로 세계적인 탈달러 전환의 확정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 이르다. 전쟁 초기에 필요한 외화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하거나, 환율 방어 차원에서 미국 국채를 처분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실제로 터키는 2025년 8~9월에도 미국 국채 보유량을 짧은 기간 동안 큰 폭으로 줄였다가, 이후 다시 보유 규모를 일정 부분 회복한 적이 있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조치 역시 단기적 대응으로 끝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례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매도 속도와 강도가 과거와는 다른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달 안에 보유분 대부분을 정리한 것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포지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이란전쟁이 장기화된다면, 비슷한 지정학적 부담을 안고 있는 다른 신흥국들도 터키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미국채 시장과 달러 패권에 던지는 함의
이번 사건은 미국 국채 시장이 가진 또 다른 취약성을 다시 보여준다.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부 기관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수조 달러에 달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터키처럼 상대적으로 보유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의 매도만으로도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만약 중형 또는 대형 보유국들까지 비슷한 방식으로 연쇄 매도에 나설 경우 충격의 크기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우려는 자연스럽게 달러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이 ‘비국가형 준비자산’ 서사를 강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결국 이번 터키의 미국 국채 대량 매도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전쟁, 제재 리스크, 준비자산 다변화, 탈달러화, 그리고 비트코인 내러티브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글로벌 자산시장은 물론, 비트코인을 포함한 탈중앙화 자산 시장 역시 이 변화의 방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출처 :: https://www.coinddak.com/news/articleView.html?idxno=5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