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외환 거래의 진짜 모습: USDC 정산 구조와 유동성 한계 짚어보기
온체인 외환 거래, 전통적 FX와는 무엇이 다른가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에서 외환 거래에 대한 관심은 분명 커지고 있다. 다만 이를 전통적인 외환시장과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현재 주요 온체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외환 거래는 실제 유로화나 엔화를 직접 주고받는 구조가 아니라, 가격 지표를 기준으로 방향성에 베팅하고 손익은 USDC로 정산되는 형태에 가깝다.
즉, 겉으로는 EUR/USD나 USD/JPY를 거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해당 환율의 상승과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상품 구조다. 이런 점에서 온체인 외환은 기존 은행 간 외환시장이나 현물 통화 교환과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 시장을 이끄는 주요 플랫폼
지금 온체인 외환 부문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곳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오스티움 랩스(Ostium Labs)다. 두 플랫폼 모두 외환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로 의미 있는 유동성이 형성된 통화쌍은 많지 않다.
현 시점에서 거래가 집중되는 구간은 사실상 EUR/USD와 USD/JPY 정도다. 그 외 통화쌍들도 상장 목록에는 포함돼 있지만, 실거래 규모가 작아 체결 효율 측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구조는 시장 참여자가 방향을 정확히 맞힐 때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편 유동성이 줄어들거나 한쪽 주문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예상보다 큰 비용과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오스티움과 하이퍼리퀴드의 거래 지표 비교
오스티움의 현황
오스티움은 월간 기준 약 60억 달러 수준의 거래량을 소화하고 있으며, 2억 1,300만 달러 규모의 미청산약정(Open Interest)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거래의 대부분이 암호화폐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체 거래량 중 97%가량이 실물연계자산(RWA) 관련 쌍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외환은 상품과 주식 뒤에 위치하는 비교적 작은 카테고리로 남아 있다.
하이퍼리퀴드의 현황
하이퍼리퀴드는 전체 시장 기준 하루 약 80억~120억 달러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고, 총 76억 달러 규모의 미청산약정을 쌓고 있다.
특히 HIP-3 기반의 주식, 상품, 지수 시장만 보더라도 미청산약정이 14억 3,000만 달러에 달한다. 반면 외환 부문은 1,970만 달러 수준으로, 전체 미청산약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6%에 그친다. 숫자만 봐도 외환이 아직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난다.

유동성은 일부 통화쌍에만 몰려 있다
현재 온체인 외환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깊이가 있는 구간은 많지 않다. 핵심 유동성은 EUR/USD와 USD/JPY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 7개 통화쌍은 상장 자체보다 실제 거래 가능성이 더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비교적 큰 규모의 주문을 넣을 경우 슬리피지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명목상 거래 가능하다고 해서 언제나 효율적으로 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이들 플랫폼은 대체로 볼트(vault) 혹은 유동성 공급자(LP)가 거래 상대방이 되는 구조를 사용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때는 무난하게 작동하지만, 특정 방향으로 포지션이 과도하게 쏠리면 반대편 위험을 볼트가 떠안게 된다.
- 주요 통화쌍 외에는 체결 깊이가 얕을 수 있다.
- 대규모 주문에서는 슬리피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한쪽 방향으로 포지션이 집중되면 LP 및 볼트의 부담이 증가한다.
핵심 병목은 스테이블코인 공급 구조
온체인 외환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제약은 거래소 자체보다도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불균형에서 나온다. 현재 시장에는 3,200억 달러 이상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유통되고 있는 반면, 비달러권 스테이블코인은 전부 합쳐도 12억 달러 수준에 머무른다.
이 격차가 유지되는 한, 온체인 외환은 실제 통화 자산을 온전히 반영하는 시장이라기보다 USDC를 담보 및 정산 수단으로 사용하는 가격 베팅 시장의 성격을 벗어나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특정 거래소의 설계 실패라기보다는, 아직 하부 인프라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문제의 본질은 거래 인터페이스보다도 기초 유동성 공급망에 있다.

인프라가 갖춰지면 성장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일부 영역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EURC는 MiCA 규제 환경의 수혜를 받으며 6개월 사이 2억 달러에서 4억 2,7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여기에 Morpho가 최근 EURC 대출 시장을 개설하면서 관련 금융 인프라도 조금씩 두터워지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S&P 500 영구계약을 들 수 있다. 이 상품은 S&P 다우존스로부터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HIP-3 시장에서 가장 큰 미청산약정을 형성했다. 이는 인프라가 받쳐주기 시작하면 특정 카테고리가 얼마나 빠르게 재평가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온체인 외환은 약 1년 전 토큰화 주식 시장과 비슷한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상품 자체는 존재하지만 유동성은 아직 얇고, 다만 하나의 강력한 촉매가 등장하면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구간이다.
투자자가 체크해야 할 전략 포인트
지금 시점에서 온체인 외환 거래를 고려한다면, 몇 가지 전제를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주요 통화쌍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이 상품은 실제 현물 통화 교환이 아니라 가격 피드 기반의 파생 베팅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 비USD 스테이블코인 발행량과 대출 시장 확대 여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 KYC 없이 자기수탁 환경에서 24시간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은 분명하다.
정리하면, 현재의 온체인 외환은 주요 통화쌍에 대한 방향성 거래 수단으로는 충분히 기능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이며, 유동성과 기초 통화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한 상태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향후 재평가의 조건은 무엇인가
향후 시장의 분기점은 비교적 명확하다. 비USD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커지고, 그 위에 깊이 있는 대출 시장까지 형성된다면 온체인 외환 카테고리는 매우 빠르게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거래소와 실행 레이어는 상당 부분 구축돼 있다. 다시 말해, 남은 과제는 사용자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비달러 유동성 기반을 충분히 쌓는 일이다. 이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지금은 틈새 시장처럼 보이는 온체인 외환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출처 :: https://www.coinddak.com/news/articleView.html?idxno=5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