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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지가 가셨다.

유머과부하 📅 2026.09.08 14:25 👁 3 💬 0 👍 0

아니 실제로는 어제 그렇게 급히 가버리셨다.

 

내가 병원에 입원해서 점심 식사를 받아 먹던 그 시간, 아버지는 갑작스럽게 가버리셨다.

 

먼저 사고 소식을 전달받은 어머니가 간병인을 구해놓은 뒤 내려가시고, 연락이 잘 되지 않아 불길한 생각이 문득문득 솟구쳐 올랐지만

참고 참아 오늘 아침에 다시 연락이 닿아보니, 가버리셨단다.

 

서른,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나는 여전히 우리집 막내 울보 역할인가 보다.

수술한게 행여 잘못될까 걱정되어 내려오지 말라는데, 마지막 가는 길조차 제대로 배웅 못해드리니 이런 불효가 더 없다 싶다.

 

아버지와의 추억을 급히 돌이켜보지만 흔한 경상도 부자지간인지라 실없는 농담에도 웃어주시는 몇몇 장면 빼고는, 떠오르지 않는다.

아버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별 탈없고 잘 지내면 다행이지라는 안부만 교환했기에.

 

 

 

아버지, 우리 아부지

내 어릴때부터 다친 곳이 많아가 투잡 쓰리잡 뛰시면서 필요한 수술 다 시키시고,

힘든 내색 없이 삼남매 전부 뒷바라지하셔서 경상도에서 서울로 대학 다 보내시고,

명절에야 잠깐 내려가서는 한두시간 얼굴보고는 다시 밭메러 가심에 당연하게 생각하며 여겼으며,

할아버지 돌아가신 초등학교 시절때부터 가장 노릇하여 당신의 어머니, 두 형제와 여동생 모두 먹여살리신 우리 아부지

 

그간 고생 많으셨소 참 고생 많으셨소

내 어릴때 술먹고 고함치던 아버지 모습, 성인되고 나서부터는 미워할래야 미워할수가 없더라

얼마나 삶이 고팠으면 그럴까 싶어서.

 

마지막 가실때 조차 일하다가 가버렸단 소식이 이 막둥이 눈가와 가슴을 제일 찢어놓소 우리 아부지

 

못난 아들이라, 무뚝뚝한 아들이라, 손자 얼굴 보고싶다해도 보여주지 못한 아들이라 참 미안해요

 

거기서는 술 그만 잡수시고, 치열하게 살아오고 고생한 만큼 못해봤던거 다 누리고 당신 위해 사시오

 

나도 후회없게 끝까지 살다 다시 만나는 날에는 웃으며 업어드릴테니

 

아빠손.png

 

고생만하다가신 우리 아부지 손을 보니 다시 눈물이 흐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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