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전역할때 남기고간 유산 썰.jpg

난 2015~2016년 복무한 6사단 포병대대 개붕이었음.
다들 전역할때면 있는 이벤트를 알고있을거다.
계승식이라고 해야하나..... 약탈의식이라고 해야하나....
전역할때 물건 물려주고가는 그거.
나름 군생활 나쁘지 않게 했다고 자부하기에
내가 남기고간 유산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음.

1. 간부우의.
- 나 또한 아빠군번에게서 물려받은 유서깊은 물건.
- 나도 전통대로 가장 마음이 잘맞던 아들군번에게 물려줌.
- 우리부대는 가지고만 있다면 병사도 이거 쓸 수 있었음.
- 계급별 차등권한 같은 부조리가 없었기에 계급상관없이 가진놈이 승리자임.
- 없는 놈은 판초우의 써야하는 비참한 운명.
- 정작 간부우의가 많이 없었기에 인기 끝내줬음.

2. 노란색 깔깔이
- 우리 부대는 3개월 동기제였음.
- 동기 전체를 통틀어 짬 1위에게만 대대로 물려지던 유서깊은 왕관.
(동기내에서는 물려지지 않았음. 소유자가 전역할때 바로 후임군번 1위에게 넘어감.)
- 내가 동기중 입대가 가장빨라서 선왕이 전역할때 물려받음.
- 전통대로 차기 계승권을 가진자에게 물려줌.
- 우리때는 갈색깔깔이라서 진퉁보급 노깔은 슬슬 보기 힘들어지던 물건임.

3. 싸제 가방(휴가용)
- 태극기 + 부대마크까지 싸제로 맞춘 풀옵션.
- 첫휴가인 신병위로휴가때 내가 직접 산 물건.
- 이거 탐내는놈들 개많았음.
- 휴가때 이거 빌리러오는놈 천지임. 핫식스 한캔씩 받고 빌려주곤 했음.
- 마침 곧 신병위로휴가 나가는 막내가 있어서 그녀석에게 물려줌.

4. 돌핀 전자시계.
- 비싼 지샥이 아니라 미안하지만 우야겠노.
- 전역하는 당일 아침. 시계 잃어버린 일병놈에게 선물하고 떠났음.

5. 클립형 소형 랜턴.
- 사진에 있는건 예시임. 저 제품은 아님.
- 자체 클립도 달려있고, 전용 커넥터까지 있던 제품.
- 방탄에 달아 쓸수도 있었고, 전투조끼에 장착해서 쓰는것도 가능해서 아주 쓸만했음.
- 행정반에서 경매방송했을때, 제일 먼저 달려온 상병놈에게 물려줌.

6. 써두고 제출안한 독후감. (휴가로 환산시 2일분)
- 우리부대는 상점제도가 있었고, 상점 30점당 휴가 1일이었음.
- 독후감작성시 편당 2점을 줬었음. 근데 나말고는 아무도 쓰는놈이 없더라.
- 예전부터 독서는 기깔나게 다독했던 인간으로서, 미리미리 써두고 그때그때 휴가 만들어서 나갔음.
- 아직 제출안한 독후감 30편 분량이 남았었음.
- 경매방송때 2등으로 도착한놈에게 선물함.
- 친한 간부한테 슬쩍 모른척 해달라고 언질도 해놨는데 제대로 됐을지는 몰?루

7. 천원지폐 100장.
- 부대 휴게실에 코인노래방 박스, 철권 태그 2, 엑스박스가 있었지만 모두 1000원 지폐로만 구동가능 했음.
- 당연히 맘대로 실물지폐를 뽑지 못하는 군인들 특성상 1000원 지폐가 수요대비 공급이 너무 적었음.
- 말출복귀때 빳빳한 새지폐 100장으로 바꾼다음 들고감.
- 우리 분대에게만 알려주고 분대장자리 물려받은 후임에게 전달함.

8. 귀마개 조오오오오오오온나 많이.
- 우리부대는 포병부대임. 귀마개가 필수임.
- 아부지가 조선소에서 일하심. 귀마개가 필수임.
- 아부지 다니는 회사에 귀마개 납품하는 분께 부탁해서 귀마개를 구함.
- 어머니가 택배로 보내주셨는데....... 우체국 가장 큰박스임..... 전부 귀마개였음.
- 아무리 적게 따져도 수천개 짜리 벌크 + 보관통 백여개
- 그걸 일병때 받은다음 전역할때까지 진짜 흥청망청 썻는데도 남아돌았음.
- 행정반에 기부함. 훈련때 쓰라고. 적어도 내 아들의 아들군번이 전역할때까지 보급에 문제 없었을듯.

그렇게 다퍼주고 나니까
진짜 남는거 하나 없는 알거지가 되더라 ㅋㅋㅋㅋㅋㅋ

전역하고 두달뒤에 애들 밥사주러 갔는데
잘쓰고 있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