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요괴 100가지를 그린 사람.jpg (스압,데이터 주의)

강철이 強鐵
본디 이무기였으되, 용이 되려다 하늘에서 내쳐지는 바람에 떨어져 바위에 내리찍히니, 비늘은 찢기고 정신이 헝클어져 타오르는 열기만 남은 것이다. 그 몸은 쇳덩이와 같이 무겁고, 등줄기엔 번개 자국이 남았으며 숨결은 모래바람처럼 뜨거워 지나는 곳마다 불기운이 인다.
해태 獬豸
대원군이 경복궁을 다시 짓는다는데 지키는 동물이 심상치 않은것이 얼굴은 호랑이같고 거죽은 쇠처럼 단단하다. 계단을 오르는 내내 나를 쳐다보는것을 수문군에게 물어보니 악인의 나쁜 마음을 꿰뚫어보아 짖는다고 한다.

거구귀 巨口鬼
문경새재 외딴 고갯길엔 때때로 없던 서원이 우뚝 서고, 푸른 옷의 아이가 지나는 선비에게 쉬어가라 권한다. 곤한 선비가 서원에 들면 문이 위아래로 닫혀 빠져나올 수 없고, 이내 서원에게 잡아먹힌다. 사람들은 과거에 신숙주를 잡아먹었던 괴물이라며 두려워 하고, 집임에도 자리를 옮겨 다닐는지 찾아가면 온데간데 없다.

용마 龍馬
박연리의 한 폭포는 물이 심히 맑고 파래 그 빛이 옥과 같다. 또 그 안에 말이 한마리 사는데, 생긴것은 비늘과 지느러미가 있으나 물 밖에 나와서도 쉬지 않고 천리를 갈 수 있으며 기세가 용과 같이 날쎄고 거칠다. 그리하여 용과 말 사이에서 난 것은 아닌가 하노라.

구선 龜船
용왕의 아들들 중의 거북 모양을 한 용은 그 크기가 섬에 맞먹게 자라난다. 등에는 갖가지 신통한 풀과 물이 나는데, 둘을 개어 달여 마시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병이 낫는도다. 개중에 어린 것이 임진년에 나타나 전란에 수군을 도왔는데, 전라 수군절도사가 그 위에 배를 올려 몰며 왜선을 뒤집고 다녔다. 하여 왜에서는 목해잠이라 불러 두려워하였다.

두억시니 頭抑神
주변 고을에 작은 귀신들을 거느린 붉은 도깨비가 들이쳐 가축을 모조리 죽이고, 집을 태우고, 사람들 골통을 부숴 죽여놓는것도 모자라 당산신마저 삼키고 다닙니다. 우리 차례가 머지 않았으니, 부처님 듣고 계시다면 악한 귀신 멸하시고, 아니라면 그저 죽더라도 정토에 이르게 해주소서. 나무아비타불, 나무아비타불.

반쪽이 半
강원도 회양에선 한 부인이 아이를 베고 잉어 두마리 하고도 반쪽을 먹었고 세쌍둥이를 낳았는데, 마지막에 나온 아이의 눈, 귀, 팔과 다리가 한쪽밖에 없었더라. 이내 장성하니 그 총명함과 힘이 형들을 넘어 어른 열을 합친 것과도 같았다. 심지어 호랑이를 잡아 가죽을 벗겨 마을 부잣집 딸과 결혼하려 한다는데, 상병신임에도 그 재주가 도무지 사람의 것이 아니다.

소백충 小白蟲
이가 빠진 자리를 파고들어 이 행세를 하는 작고 흰 벌레이다. 사람을 해하지는 않는다. 한양에 창궐하였는데, 그 어떤 의원도 이를 구제하지 못하였으나 제주에서 온 한 여인만이 방법을 알아 사대부가 앞다투어 맞아들이려 하였다.

사비하대어 泗沘河大魚
커다란 강에는 나이를 한참 먹고도 용이 되지 못한 고기가 있다. 백마강에 사는 것은 길이가 세 장이었는데, 죽어서 강기슭에 떠밀려 내려왔다. 사람들이 이를 영물로 여겨 너도나도 한점 맛보고자 하였는데 먹은 사람들은 얼마 가지 못해 죽고 병이 났으니, 오랜 세월 몸안에 쌓은 독 때문이 아닌가 하노라.

산신령 山神靈
사람이 있기 전부터, 산은 하나하나 각각 담당을 하는 신령이 있었다. 키는 노송 가지에 닿고, 호랑이와 이무기를 괴양이와 지렁이처럼 다루고, 한걸음에 수맥을 찾고 산삼을 가리킬 수 있다. 청구는 산이 많아 나쁜 기운이라도 필시 산을 지나쳐야 하니, 사당을 짓고 무운을 비는 이유가 다 있다.

삼두일족응 三頭一足鷹
매를 기르는 응방(鷹坊)이 폐지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강원 사람들은 매를 잡아 기른다. 심지어 그 중에서는 세 개의 머리를 가진 매를 기르는 자들도 있다. 세 머리가 삼재를 쫒아내고, 한 다리로 서있기 좋아하여 삼두일족응이라 불리는데, 보기가 꽤나 귀하다.
십이지신

불가의 보살들은 각각의 화신을 지상에 내려 중생들을 보살피니, 이를 십이지신이라고 한다.

서도신 鼠島神
황해도 서흥의 들에는 크고 흰 쥐 한 마리가 밤마다 마을을 누빈다. 선비의 책을 훔치는 버릇이 있지만 사람들은 가만히 두는데, 예전 도적 떼가 들이쳤을 때 이 쥐가 몰래 도적들의 활시위를 끊어 마을을 구했기 때문이라 한다. 이후론 ‘서생원’이라 불리며 섬겨진다 하더라.

청우 靑牛
강원 땅에 괴이한 말이 돌거니와, 나태한 삶을 일삼던 자가 길에서 푸른 옷을 입은 거한을 만났고, 도술에 당해 소의 형상으로 변하게 돼 한동안 고생하였다 하니, 마침내 마음을 고쳐먹었다더라. 또 산중의 눈 먼 자들과 앉은뱅이들 중 선한 자들이 다시 보고 걸어다니게 되었는데, 푸른 털빛의 소가 나타나 핥아주었더니 나아지게 되었다고 말하더라. 믿거나 말거나.

백포건 白布巾
남해와 서해에는 마을마다 호환이 극심했는데, 그때마다 흰 수건을 뒤집어쓰고 손에 털이 수북히 난 노시주가 찾아와 호환을 해결해주겠다 청했다더라. 노시주의 말을 듣고 제사를 올리니 호랑이들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노시주는 사람들이 주는 선물을 두둑히 챙겨서 사라지는데, 이 어찌 신묘치 않은 일이라 하지 않겠는가.

토선 兎仙
사천 땅에는 영특한 큰 토끼가 살고 있다 하니, 순해 보이나 속에는 깊은 꾀가 가득하다. 말이 능하고 셈이 빠르며, 악한 자의 거짓을 꿰뚫는 눈을 가졌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자 있으면 나타나 지혜를 일러주고, 속지 않도록 꾀를 빌려준다 하니, 토선이라 칭하고 공경하는 이 많다.

이목 璃目
용왕의 자제로, 팔다리가 사람과 같아 뭍을 다니며 용궁의 뜻을 전한다. 눈은 황옥 같아 빛이 흐르고, 입은 옷과 장신구는 모두 먼 옛 나라의 제도로써 지금과 달라 눈에 띈다. 말은 곱게 하나 속셈이 깊고, 윗사람 앞에선 절하고 아랫사람 말엔 잘 웃지 않는다더라.

구렁덩덩 선비 蛇士
전주 백여 산기슭에는 늙은 양반집 과부와 아들이 사는 집이 있는데, 낮이면 아들은 어디 없고 커다란 흰 뱀 한마리가 종일 마당에 똬리를 틀고 있거나, 대청에서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자며, 밤이 되면 또 뱀은 온데간데 없고 아들이 불을 켜고 글공부를 하니 묘하다

오신장 午神將
여의주는 신이 얻으면 세상을 평정할 수 있고, 짐승이 얻으면 용이 되며, 인간이 얻으면 왕이 되는 구슬이다. 오신장은 여의주를 만들며, 필요한 사람과 짐승을 시험하고 여의주를 건낸다. 지금의 인간들은 복락에 도취해 여의주를 옳은 곳에 쓰지 못하니, 곧 여의륜 보살은 오신장을 보내 인간들을 다시 시험하리라.

유백령 柔白令
대세지보살은 종종 화신을 내려보내, 인간들을 관찰하고 파악하여 보고를 하늘에 올리도록 한다. 세상은 한없이 크거늘, 양의 모습을 하고, 한없이 늘어지는 신통한 종이와 먹이 닳지 않는 붓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땅을 접어 다니는 것이 기이하도다.

십일면후 十一面猴
또 남사당패에는 탈을 쓰고 춤과 연극을 하는 자가 있는데, 여러 고을에서 구한 탈이 열한 가지나 되며, 각각 다른 사람의 표정을 지녔다. 구경꾼들이 그를 바라보는 듯하나, 가면 속의 눈은 오히려 그가 구경꾼들을 살피는 듯 하다.

개명성 開明聲
평안 북방에선 새벽마다 방울소리와 쇠칼 부딪치는 소리에 사람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니, 그 근원을 좇아 살핀즉, 검은 옷에 태도를 든 닭머리 신령이 나타나, 북방에서 밀려오는 요괴들을 베고 있었다 하더라. 이에 그가 다녀간 자리에 제사를 마련하여 올리는 풍속이 생겼다.

댕댕이 東京
남사당패에 가면을 쓴 백발의 앉은뱅이 비파주자가 있는데, 치는 곡이 매번 달라 백개가 넘고, 모르는 노래도 한번 들으면 온전히 치는게 과연 하늘의 재주라. 어떤 사람들은 비파를 ”댕댕“ 잘 퉁긴다 하여 댕댕이라 하고, 놀이패 무리는 동경이를 닮았다 하여 댕갱이라 부른다.

금돼지 金猪
마산 앞바다 월영도 섬의 동굴은 약산저들이 약탈한 재물을 가지고 드나드는데, 모두 금돼지라 불리는 거대한 식인 돼지 요괴에게 가져다 바치는 것이다. 본래 돼지는 사람에게 복과 풍요를 가져온다고 하나, 이 흉물은 자기 배를 채우고 부하들을 돌보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으니, 과연 해생이 뒤틀린 것이 틀림없다.

청룡 靑龍
누구나 용이 될 수 있다. 뱀도, 잉어도, 매도, 사람도. 경주에는 길이가 백 척이 넘는 푸른 용의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신라의 한 대왕이 죽어 천추가 지난 지금도 동해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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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바로 접니다(?)
전 컨셉 아티스트 유병우라고 합니다.
한국의 괴물들과 신들을 그리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눈물을 마시는 새> 아트북인 <한계선을 넘다> 에 참여하기도 했답니다!


(그게 바로 나에요)
이전에 제가 그린 그림과 유병우 해프닝이 게드립닷컴에 퍼가져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더라구요! (링크 링크2)
댓글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덕분에 회사에서 별명이 아기레콘이 됐네요.
감사한 마음에, 지금까지 제가 그린 작업물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한번 가져와봤습니다.
용량이 커서 100개 중 30개 정도밖에 못 올리긴 하였지만요.
다만, 이번에 펀딩으로 모든 그림을 엮어 아트북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텀블벅에서 펀딩으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여러분들이 좋아하실 만 한 역사와 설화https://tumblbug.com/beastgods 속 괴물과 신 이야기가 가득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에서 한번 구경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아트북 펀딩 링크: https://tumblbug.com/beastg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