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도면 맵부심 부려도 된다

미국에 처음 도착해서 학교 기숙사에서 살던 시절
맥시코 국경지대에 살았던지라 룸메가 대부분 멕시칸들이었고
어영부영 뭔 카르텔 멤버같이 생긴 애들이랑 무리지어다니게 됐는데

멕시칸 음식이 생각보다 진짜 존나 맛있어서
어디 다같이 뭐 먹으러 나가는날은 거의 대부분 타코나 포솔레같은
멕시코음식이 대부분이었다

근데 이 금쪽이 같은 친구들이 슬슬 친해지니까
장난 치는게 조금씩 도를 넘기 시작함

집에서 음식 만들어먹는답시고 모여서
씨푸드보일 같이생긴 뭐 이상한 요리를 만들어왔는데
딱 분위기 보니까 내가 먹고나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다리는게 보이더라

뭐 대충 이런걸 기대했을거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멕시코인들이 맵부심이 진짜 존나강함
백인들한테 저런거 먹이고 숨 멎는걸로 놀리는게 전통처럼 남아있던데

솔직히 엄청 맵진 않고 신라면 더 레드 딱 이정도였다
대충 분위기 파악 끝나고 진짜 싹싹 긁어먹음
해물에 칼칼한 맛이 있으니까 존나 맛있더라

그러고 바로 전술핵 장전함
해외판매용으로 나온 핵불닭 3배버전으로
13000 스코빌에 육박하는 사실상 화학약품과 음식의 경계의 무언가인데

이거를 포장지의 캐릭터 보여주고
10대 초중반 애들이 간식으로 먹는 좆밥라면으로 소개함
뭐 한국에서도 애들이 불닭 먹는게 팩트긴 하니까..

진짜 딱 이렇게 생긴 찐 멕시코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이전에 이미 씨푸드보일로 나 조질려고 했던 주동자이기도 했고
맵부심도 존나 강한 애여서 애들앞에서 먼저 먹여봤다

뭐 너무 뻔한 전개긴 하지만
바닥을 진짜 대걸래처럼 기어다니기 시작함
뭐 가오로 좀 먹다가 버틴다 이딴거 없었음, 그냥 바로 뒤짐
젓가락도 없이 손으로 한주먹 입에 넣고 삼키더니 계집애처럼 소리지르더라

이렇게만 끝났으면 웃겼겠지만 이새끼가 입이 아니라
배를 존나 쥐어뜯기 시작함, 지금 생각하면 급성 위경련이었던것 같음
이때부터는 나도 슬슬 무서워져서 존나 안절부절 못하다가

이놈 여친이 신고해서 결국 교내 파라메딕 출동함 ㅋㅋㅋㅋㅋㅋ
얘가 호흡도 잘 못하고 있으니까 뭔 투명한 관같은걸 넣어서
제산제처럼 생긴걸 쭉 넣더라, 그러고 몇분뒤에 진정함

그러고 나서 친구가 되었다 같은 스토리면 좋았겠지만
서로 칼손절하고 한동안 학교안에서 떠도는
나와 관련된 괴담을 들어야했음

어쨌든 이겼다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병림픽이 따로 없지만
이겨도 병신 져도 병신이면, 이긴 병신이 되는게 멋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