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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거래대금 60% 증발, 길트 랠리가 던진 힌트는 금리 아닌 수급이다

강씨 주식 📅 2026.09.18 07:22 👁 2 💬 0 👍 0

코스닥 거래대금 60% 증발, 길트 랠리가 던진 힌트는 금리 아닌 수급이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5월 15조원대에서 9월 6조원대로 반토막 넘게 줄어든 사이, 대서양 건너에서는 영국 국채 장기물이 하루 만에 10bp 넘게 튀는 랠리가 벌어졌다. 두 사건은 무관해 보이지만 실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시장을 움직이는 건 결국 금리 레벨이 아니라 수급 구조라는 것이다. 코스닥의 거래대금 증발과 BOE의 QT 개편안은 방향은 다르지만 같은 원리로 설명된다. 오늘은 이 수급의 관점에서 코스닥과 국내 성장주를 다시 들여다본다.

길트 랠리가 증명한 건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른다'는 단순한 사실

길트 랠리가 증명한 건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른다'는 단순한 사실

영국 잉글랜드은행이 정책금리를 3.75%로 동결한 건 시장 예상 그대로였지만, 진짜 폭탄은 양적긴축 개편안에 숨어 있었다. BOE는 보유 국채 중 장기물 상당액을 시중에 매각하지 않고 정부에 넘기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고, 이 발표 하나로 길트 30년물 금리가 하루에 11.75bp나 떨어졌다. 시장에 풀릴 예정이던 장기 국채가 사실상 사라진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가 짚었듯 이건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바뀐 게 아니라 수급 상황 자체가 바뀐 사건이다. 미 국채까지 이 여파로 10년물이 4.95% 선까지 내려앉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결국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기대보다 '누가 얼마나 팔 것인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원리는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거래대금이 마르면 소수의 매도 물량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고, 반대로 공급이 줄면 적은 매수로도 가격이 튄다.

코스닥 거래대금 반토막, 이건 '관심 증발'이 아니라 '유동성 증발'이다

코스닥 거래대금 반토막, 이건 '관심 증발'이 아니라 '유동성 증발'이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1월 14조9천억원에서 8월 5조9천억원으로 줄어든 흐름은 단순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읽기 쉽지만, 실제로는 훨씬 구조적인 문제다. 5월과 비교해 9월 초 거래대금이 56.7% 줄었다는 건 시장 참여자 수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고, 이는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작은 매물에도 가격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환경을 만든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리며 3년여 만의 인상 사이클에 다시 들어간 시점과 이 유동성 증발이 겹친 건 우연이 아니다. 바이오와 2차전지, IT 성장주가 밀집한 코스닥은 할인율 상승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시장이고, 그 반응이 거래량 감소로 먼저 나타난 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밟는다. 실제로 코스닥은 올해 1월 1149선에서 7월 630선까지 45% 급락한 뒤 8월 반등했지만, 반등의 거래대금 기반이 여전히 얇다는 게 문제다. 얇은 유동성 위에서 만들어진 반등은 되돌림도 빠르다는 걸 최근 몇 달의 롤러코스터가 이미 보여줬다.

유가와 지정학 리스크,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이중으로 얹히는 부담

유가와 지정학 리스크,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이중으로 얹히는 부담

WTI가 이틀 연속 하락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관련 발언에 낙폭을 대거 되돌린 흐름은 유가가 단순한 수요 함수가 아니라 지정학 프리미엄이 실시간으로 오르내리는 자산이 됐다는 걸 보여준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휴전 기대감으로 배럴당 100달러 밑까지 내려갔던 WTI가 트럼프의 호전적 발언 하나로 101.91달러까지 되돌아온 건 지정학 헤지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신호다. 이 변동성은 국내 성장주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불안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나고, 이는 연준의 추가 인상 명분을 강화해 결국 코스닥처럼 할인율에 민감한 자산의 밸류에이션을 또 한 번 압박하는 경로로 작동한다. CME 페드워치가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을 53.7%로, 12월까지 누적 인상 가능성을 80% 후반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은 이 압박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유가발 변동성과 미국 금리 경로, 코스닥 유동성 위축은 서로 강화하는 세 개의 축으로 얽혀 있다.

전력망 시범사업과 포스코 파업, 실물 쪽 수급도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전력망 시범사업과 포스코 파업, 실물 쪽 수급도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금리와 유가 같은 매크로 변수 외에도 실물 쪽 수급 균열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북 진안과 충남 금산에서 계절별 송전용량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부담이 이미 구조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기존 설비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건 신규 송전선로 건설이 그만큼 더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포스코 노조의 2차 부분파업이 480명 규모로 확대되면서도 회사 측이 생산 차질은 없다고 선을 그은 건, 파업의 실질적 타격이 아직 크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15일 이후 교섭이 중단된 채 이어지는 노사 대치는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철강 공급망에 실제 부담으로 전이될 잠재 리스크를 남긴다. 두 사건 모두 당장 주가를 흔드는 뉴스는 아니지만, 전력망과 철강이라는 국내 산업 인프라의 공급 측 여력이 생각보다 빠듬하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던진다.

길트 시장이 하루 만에 급등한 것도, 코스닥 거래대금이 반토막 난 것도 결국은 같은 이야기다. 시장 가격은 뉴스의 방향성이 아니라 그 뉴스가 수급 구조를 얼마나 바꾸는지에 반응한다. 코스닥 투자자라면 미국 금리 인상 자체보다 거래대금과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유가발 지정학 변동성과 전력망·철강 같은 실물 공급 이슈까지 겹치는 지금은, 지수 레벨보다 유동성의 두께를 먼저 재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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