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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의 역설, LG그룹과 하이브가 보여주는 '탈반도체' 생존법

강씨 주식 📅 2026.10.15 07:12 👁 2 💬 0 👍 0

반도체 쏠림의 역설, LG그룹과 하이브가 보여주는 '탈반도체' 생존법

그룹 시총 순위가 뒤바뀌는 순간은 늘 한 가지 공통점을 품고 있다. 특정 업종에 모든 자산을 몰아넣은 그룹이 벽에 부딪히고, 상대적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가진 그룹이 반사이익을 챙긴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LG가 배터리 한 종목으로 현대차를 역전했고, 하이브는 주가와 실적의 괴리를 통해 또 다른 교훈을 던지고 있다. 반도체 쏠림이 만든 균열 속에서 어떤 종목들이 살아남는지 짚어볼 때다.

LG에너지솔루션 하나로 그룹 순위가 바뀌었다

LG에너지솔루션 하나로 그룹 순위가 바뀌었다

LG그룹 전체 시총이 열흘 남짓한 하락장에서 오히려 소폭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LG전자가 17% 넘게, LG이노텍이 23% 넘게 빠지는 와중에도 그룹 시총이 버틴 이유는 단 하나, LG에너지솔루션이 같은 기간 13%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그룹 시총은 오히려 10% 넘게 줄었으니, 사실상 종목 하나가 그룹 순위를 끌어올린 셈이다. 이는 분산투자의 승리라기보다 배터리 업황 반등이라는 단일 변수가 반도체 급락이라는 또 다른 단일 변수를 우연히 상쇄한 결과에 가깝다.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과 북미 ESS 수요 확대라는 재료가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돌아선 타이밍이 절묘했을 뿐, 구조적으로 LG그룹이 반도체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역전극을 그룹 펀더멘털의 우위로 해석하기보다, 업종 사이클이 엇갈릴 때 포트폴리오 내 단일 종목이 만들어내는 변동성의 크기로 받아들이는 편이 정확하다. 결국 다음 사이클에서 배터리가 다시 눌리면 순위는 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월가는 이미 메모리를 추천 목록에서 뺐다

월가는 이미 메모리를 추천 목록에서 뺐다

댄 아이브스가 내년 최선호 종목 5개를 발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대목은 국내 투자자들이 곱씹어야 할 신호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애플, 크라우드스트라이크로 구성된 리스트는 AI 밸류체인의 2차, 3차 수혜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상승폭 측면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사이버 보안, 하이퍼스케일러가 메모리보다 매력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는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반등을 기대하는 흐름과는 결이 다르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외국인 매도와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로 확대된 배경에는 글로벌 자금이 메모리보다 AI 애플리케이션 단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 우려까지 겹친 상황에서, 반도체 비중이 과도한 국내 포트폴리오는 당분간 글로벌 자금 흐름과 엇박자를 낼 위험을 안고 있다. 결국 관건은 국내에서도 AI 밸류체인 하위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느냐다.

하이브, 주가는 반토막인데 실적은 흑자전환

하이브, 주가는 반토막인데 실적은 흑자전환

하이브의 올해 주가 흐름과 실적 사이의 괴리는 이번 반도체발 조정장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사례다. 10개월 새 주가가 50% 넘게 빠졌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되며, 그 중심에는 BTS가 아니라 엔하이픈과 앤팀 같은 저연차 아이돌이 있다. 특히 신인 그룹 코르티스가 비활동기임에도 고연차급 음반 판매력을 보여준 것은 하이브의 수익 구조가 특정 아티스트 의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초기 정산 요율이 적용되는 저연차 IP 비중이 늘면서 원가율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증권가 목표주가 조정은 엇갈린다. 일부는 32만원대 목표가를 유지한 반면, 다른 곳은 BTS 실적 기여도가 낮아지고 저연차 IP의 신규 투어 규모가 확인되는 2027년 2분기를 실질적 반등 시점으로 늦춰 잡으며 목표가를 대폭 낮췄다. 결국 하이브의 주가 반등은 실적 서프라이즈만으로는 부족하고, 북미 현지화 IP의 실제 성과가 확인돼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공통된 결론에 도달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도화 속도가 투자심리를 가른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도화 속도가 투자심리를 가른다

반도체와 엔터만큼이나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분야가 디지털자산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자본 기준과 은행 자회사 승인 절차를 구체화했고, 영국은 인가 신청 기간을 이미 가동했으며, 유럽은 토큰화 자산 결제 인프라 폰테스를 실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반면 국내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11월 통과 가능성만 거론될 뿐 구체적인 처리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법 제정 이후 사업자 인가 기준, 준비자산 규제 같은 후속 과제까지 감안하면 한국이 해외와의 제도화 격차를 좁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가상자산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상장사 중 디지털자산 연관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관련 테마주의 기대감은 실체 없는 재료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조정장이 남긴 메시지는 명확하다. 반도체 쏠림이 만든 균열은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리스크가 됐으며, 실적과 주가의 괴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반등이 우연에 가깝듯, 하이브의 저연차 IP 성장도 아직 밸류에이션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재료다. 포트폴리오를 특정 업종에 과도하게 걸기보다, 업황 사이클이 엇갈릴 때마다 반사이익을 보는 종목을 미리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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