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넘어 홍해까지, 중동 리스크가 코스피를 흔드는 이유

이란과 미국의 충돌이 9일 연속 공습이라는 국면으로 번지면서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 커지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향해 홍해 봉쇄까지 언급한 상황은 호르무즈해협 리스크에 홍해라는 두 번째 화약고를 더한 셈입니다. 문제는 이 불확실성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며 항공, 물류, 에너지 소비형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고, 저는 이 흐름이 단기 이슈가 아니라 하반기 증시 전반의 저평가 국면을 더 길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동시에 국내 증시는 국민연금이라는 전통적 구원투수마저 등판 여력이 줄어든 기묘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유가 급등이 실적을 갉아먹는 실제 사례

라이언에어의 1분기 실적은 중동 리스크가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실제 숫자로 기업 손익을 훼손하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순이익이 34% 급감했는데, 핵심 원인은 유가 급등에 따른 단위 비용 5% 상승이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이 비용 상승을 상쇄해야 할 평균 요금이 오히려 6%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저가 항공사 특유의 박한 마진 구조에서는 유가와 요금이 동시에 불리하게 움직이면 수익성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됩니다. 2027 회계연도 승객 2억1600만 명이라는 목표를 던졌지만, 이는 외형 성장 스토리일 뿐 수익성 회복의 구체적 근거는 빈약합니다. 국내에서도 항공, 해운, 물류주를 담고 있다면 이번 중동 리스크가 단순 헤드라인이 아니라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실제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유가가 배럴당 얼마를 넘느냐보다, 그 상승분을 요금으로 전가할 힘이 있는 기업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할 시점입니다.','
국민연금 등판이 늦어지는 역설적 구조

코스피 낙폭이 커지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 압력은 오히려 완화됐습니다. 기금 전체 자산 가치가 한 달 사이 1700조원대로 줄어든 탓에, 상대적으로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진 결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착시가 생깁니다. 비중이 낮아졌다고 해서 국민연금이 곧바로 매수에 나설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목표 비중을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에, 리밸런싱 매도 압력이 줄었을 뿐 순매수로 전환할 여력은 제한적입니다. 이달 연기금 순매도 규모가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매수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결국 지금 코스피는 전통적인 수급 구원투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대외 리스크를 그대로 흡수해야 하는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지수 반등을 수급 개선에 기대기보다는 종목별 실적 모멘텀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국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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